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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사진작가 김종태님|풍경 및 예쁜 꽃

통뼈 2013. 10. 27. 04:46

곰취

 

내 잎이 곰발바닥을 닮았답니다

맛나다고 자꾸 자꾸 뜯어갑니다

꽃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답니다

그래도 웃으니 제가 좀 곰스럽지요?

 

 

과꽃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오늘도 내사랑꽃이 피었습니다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던 그 사람은

아마도 꽃이 핀 걸 모르는 것이겠지요

 

 

 

광대나물

 

내가 내 이럴까 눈물이 납니다

이렇게 될 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관중을 즐겁게 하라는 신의 뜻이라 생각하기로 했어요

오늘도 딴따라 부르며 광대짓 하러 갑니다

 

 

 

광대수염

 

내 너를 위하여 너를 위해서라면

내가 사랑하는 너를 위해서라면

남들은 목숨도 바칠 수 있다는데 나야말로

이까짓 광대수염 하나 못 붙이겠느냐

 

 

광릉요강꽃

 

그러길래 뭐랬어요

있을 때 잘하라 했잖아요

사라진 다음 울며불며 애걸복걸 하지 말고

지금 여기가 우리 마지막인 것처럼

 

 

괭이눈

 

저를 보고 싶다구요?

죄송하지만 코를 땅에 대 주세요

애개개! 요것도 꽃이냐구요?

제가 언제 꽃자랑 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