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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밥풀꽃 김종태님작|풍경 및 예쁜 꽃
통뼈
2013. 10. 27. 05:41
메밀
당신을 사랑합니다
척박한 우리 둘의 인연 속에서도
알맹이는 당신의 허기를 메워주고
껍질은 당신 베개 속에서 속삭이렵니다
며느리밑씻개
설마하니 정말 밑을 딲으랬겠어요?
요즘 며느리가 얼마나 영악하고 무서운데요
남자들 주눅들어 살수록 사위 장모 앙숙이고
며느리 시아버지 사랑도 다 옛말이래요
며느리밥풀꽃
슬픈 사연으로 저를 불러주셔서 고맙지만요
배고픈 며느리 밥알 물고 죽은 넋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벌나비들을 꼬드겨볼까 하고 궁리하다
우리 애인 앞니 같은 이런 모양을 하게 됐답니다
며느리배꼽
숭고한 젖통은 내놓고 다녀도 떳떳하지만
망칙스럽게 며느리가 어디 배꼽을 보이랴
사람이 정한 것은 세월이 가면 변하더라
배꼽은 이젠 피어싱으로 드러내놓아야 할 판
멸가치
널따라니 큼직해서 아주 시원합니다
씩씩하고 늠름한 자태 시원시원합니다
숲속 응달이면 어때요 누가 뭐래나요
때 되면 신기하고 묘한 꽃이나 보아 주세요
명아주
물러터지고 흐믈흐믈 이상한 향기의 나물 누가 먹으랴
멋쟁이 지팡이들이 지천인 요즘 누가 청려장을 만들랴
세월은 명아주의 쓰임새를 무색하게 만들었지만
그건 인간들의 생각이지 명아주는 아직도 씩씩하다